"바람난 거 5년 전에 알았잖아요?" 위자료 시효는 언제부터?
남편의 불륜을 알게 된 지 5년이 지나 소송을 낸 모모씨. 상대방은 "이미 시효가 지났다"며 발뺌했습니다. 과연 위자료 청구 시효는 '바람을 안 날'부터일까요, 아니면 '이혼한 날'부터일까요? 🤔
📌 사건의 시작
모모씨는 1998년에 결혼해 성년 자녀 셋을 둔 가정의 아내였습니다. 그런데 2017년 초, 남편이 다른 여성(상간녀)과 서로를 '마누라', '서방님', '자기'라고 부르며 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모모씨는 곧바로 항의했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한동안 더 이어졌습니다. 모모씨는 마음을 추스르며 시간을 보냈고, 2022년 10월에야 비로소 남편을 상대로 이혼을, 남편과 상간녀를 상대로는 위자료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이혼은 2023년 7월 조정으로 성립됐습니다.
⚖️ 상간녀 측의 반격: "시효 끝났어요"
상간녀 측은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불법행위 위자료는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 지나면 청구할 수 없다(민법 제766조). 모모씨는 2017년에 이미 바람을 알았으니, 2022년 소송은 시효가 지난 것이다!
1심과 2심(원심)은 이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모모씨의 청구를 "부정행위 그 자체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 보고, 2017년부터 3년이 지났으니 소멸시효 완성이라며 청구를 물리쳤죠.
🏛️ 대법원의 반전 판단
그런데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었습니다(파기환송). 핵심은 위자료 청구에 '두 가지 종류'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① 부정행위 그 자체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 보통의 민사사건, 시효는 '바람을 안 날'부터
- ② 부정행위로 혼인이 파탄나 이혼하게 된 것을 원인으로 한 위자료 → 가사사건, 시효는 '이혼한 날'부터
대법원은, ②번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는 개별 불륜 시점이 아니라 최종 이혼 시점에 손해가 확정되므로, 소멸시효도 혼인이 해소된 때(이혼한 날)부터 3년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모모씨는 소장에서부터 일관되게 "불륜으로 혼인이 파탄나 이혼하게 됐으니 위자료를 달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즉 ②번 청구를 한 것이죠. 그렇다면 시효 기산점은 2017년이 아니라 이혼한 2023년이어야 합니다.
💡 이 판례가 주는 메시지
같은 '불륜 위자료'라도 무엇을 원인으로 청구하느냐에 따라 시효 시작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바람을 안 지 3년이 지났더라도, '이혼을 원인으로 한 위자료'라면 이혼한 날부터 다시 3년이 주어지는 것이죠.
또한 법원은 당사자가 신청하지도 않은 종류의 청구로 멋대로 판단해선 안 된다는 점(처분권주의)도 함께 짚었습니다. 불륜 위자료 소송을 고민 중이라면 꼭 기억해 둘 만한 판결입니다.
※ 참고 판례: 대법원 2026. 1. 29. 선고 2025므10716 판결
※ 본 글의 '모모씨'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 인물이며, 실제 사건을 쉽게 각색한 것입니다.